238300443_ob7FkW9m_EBC5F0C82623384513BEDC2F9A1-F8D6D8FCEAFA2623300113B-2623241913B2623223303B-110x110cm-2012D2B4.jpg
Yin Zhaoyang
2011-12-06 [조선일보]

자본주의는 내 그림 사가는데 나의 한쪽 발은 아직 사회주의… 그래서 더욱 혼란스럽다"

2011-12-06 [조선일보]


2011120602816_0.jpg

中 작가 인자오양 개인전 .

이 중국 작가는 10여년 전만 해도 부스 대여료를 낼 돈이 없어 친구에게 돈을 빌려 베이징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자전거로 작품을 실어 날랐지만 한 점도 팔리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는 현재 중국 4세대 작가(1970년대 이후 출생 작가) 중 대표 주자로 불린다. 인자오양(尹朝陽·41). 그의 '아우라(aura) 시리즈' 중 한 점이 지난해 경매에서 1097만6000위안(약 17억원)에 팔렸다. 천안문이나 천안문광장을 그린 위에 톱니바퀴, 컴퍼스 등을 이용해 동심원을 그림으로써 익숙한 풍경이 달리 보이게 만든 게 '아우라 시리즈'. 한국에서도 인기다. 지난봄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에도 작품이 등장하면서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작품은 비싸게 팔린다. 예술과 금전은 항상 함께 작용한다. 어떤 화가는 돈에 묶이지만, 어떤 작가는 그 돈을 지배한다."

그를 '스타 작가'로 만든 것은 시장경제의 힘이지만, 그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뒤섞임 속에서 혼란을 느낀다. 18일까지 서울 서초동 더 페이지 갤러리에서 열리는 인자오양 개인전 '매니악(Maniac)'의 주제는 격동의 중국 사회 속에서 정체성을 찾기 위한 개인의 '몰입'이다. "중국 사회가 개방되면서 다양한 문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별다른 욕망 없이 살던 사람들이 '좀 더 좋은 삶'을 꿈꾸면서 돈, 축구, 그림 등 무언가에 지나치게 몰입하게 됐다. 이번 시리즈는 그런 '몰입'을 표현했다." 또한 '매니악 시리즈'는 그 스스로 출세작이자 트레이드마크인 '아우라 시리즈'를 버리고 새로 뛰어든 작업이기도 하다.

인자오양은 작가 자신, 친구, 마오쩌둥 등 다양한 인물을 캔버스에 유화 물감으로 그린다. 그리고 물감이 마르기 전 손으로 문질러 형태를 뭉개버린다. 그 결과 인물의 혼란스러운 내면은 소용돌이치듯 밖으로 삐져나온다. "왜 혼란스러우냐고?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내 작품은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시장에서 잘 팔리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정부에서 올림픽 준비를 한다고 내 스튜디오를 밀어버리는 거다. 그 간극이 너무 커서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나뿐만 아니라 중국 사회 전체가 그렇다." (02) 3447-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