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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n Zhaoyang
2011-11-17 [매일경제]

中 인기작가의 일그러진 자화상

2011-11-17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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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ac" <사진제공=더페이지 갤러리> 높이 3m가 넘는 거대한 캔버스 안에 한 남자의 얼굴이 담겼다. 심하게 일그러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이 남자는 작가 자신이다. 물감으로 원을 그리듯 덧칠돼 뒤틀린 얼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선 프랜시스 베이컨의 영향도 느껴진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파괴하는 이유에 대해 "항상 새로운 시작은 파괴 이후에 이뤄진다"고 말했다. 다음달 18일까지 서울 서초동 더페이지 갤러리에서 중국 작가 인자오양(41)의 `매니악(Maniac)` 시리즈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개된다. 전시된 16점의 회화와 5점의 조각은 하나같이 일그러진 형태를 띠고 있다. 인자오양의 작업 과정은 흥미롭다. 친구나 지인, 심지어 자기 자신의 얼굴을 그리거나 조각한 뒤 형체도 없이 망가뜨려 버린다. 17일 갤러리에서 만난 작가는 "아이콘이 끊임없이 생성되는 현대 사회 속에서 타인에 의해 열광하며 자아가 흔들리는 사람의 모습을 반영했다"고 했다. 광적인 집착으로 인한 고통, 혼란, 자아붕괴 등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작품을 스스로 완성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덧칠을 하는 특별한 규칙도 없다. 캔버스 앞에 섰을 때 떠오르는 감정으로 작품을 일그러뜨린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프랜시스 베이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전(前) 세대의 작가들이 다져놓은 예술에 발을 담글 생각이 없다"고 했다. 60년대생으로 중국 미술계를 주름잡고 있는 팡리쥔, 류샤아오둥 등의 작가들은 억압된 정치 체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작품에 담아왔다. 그의 `매니악` 시리즈에도 마오쩌둥의 초상을 일그러뜨린 회화가 있다. 하지만 인자오양은 "단지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담았을 뿐 정치적 메시지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 허난성 난양 출신으로 국립미술대학인 중국미술학원을 졸업한 그는 2006년까진 가난과 사투하며 작업해왔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 아트페어에 참가하면서 혼자 부스를 만들고 자전거로 작품을 실어 날라야 할 정도였다. 그를 스타 반열에 오르게 한 작품은 2007년에 내놓은 `천안문 광장` 시리즈. 이 작품은 4세대(1970~80년생) 중국 작가 중 최고 경매가(약 17억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독특한 회화적 감수성은 공산주의 체제 속에서 서구 자본주의 유입을 경험하며 자란 세대의 새로운 화풍을 대변하고 있어 최근 세계미술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전 세계에서 6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달 대만, 한국 전시에 이어 12월에는 스페인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중국 허난성에는 국가에서 지원해 건립되는 인자오양 미술관도 들어선다. 그는 "한국에 도착 직후 삼성 리움미술관에 들렀다"면서 "개인적으로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좋아한다"고도 했다.전시는 12월 18일까지. (02)3447-0049 [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