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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us Lüpertz
2013-04-11 [뉴시스]

마커스 루퍼츠 ‘회화를 위한 회화, 열광적 회화’

2013-04-11 [뉴시스]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1970년대 당시 미국에는 추상표현주의, 유럽에는 앵포르멜로 대변되는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내적인 추상회화가 만연해 있었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마커스 루퍼츠, 게오르그 바젤리츠, 안젤름 키퍼, 요셉 보이스 등은 표현주의적인 회화를 재탄생시켰다. 이들은 포스트모던의 절정을 보여주는 형상적이고 극적인 표현기법을 이용한 회화와 조각을 완성했다. 신표현주의의 출발이다.

이 가운데 마커스 루퍼츠(72)는 ‘추상화 주의’에 반대해 ‘회화를 위한 회화, 열광적 회화’라는 슬로건과 함께 회화의 참된 본질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감정적 주관성을 더 쉽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인물형상과 신화 같은 단순한 모티브를 구상 요소로 캔버스 위에 재현했다.

이후 루퍼츠는 구상과 추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신만의 작업 스타일을 추구했다. 루퍼츠가 작가의 내면적 세계를 표현하고자 형상성을 채택하고 회화성의 부활을 꾀하는 것으로 요약되는 신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라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루퍼츠는 물질적 가치로 가득한 서독에서 소외감을 경험하며 물질적 부유함이 가지고 온 정신적 빈곤함을 작품에 표현하고자 했다. 사회주의 미술교육을 통해 구상적인 회화 기법을 습득했지만, 이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암시적이고 반추상적인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해냈다.

캔버스를 벗어나 프레임에도 물감을 칠하는 방식으로 회화적 자유로움이나 브론즈 조각상 위에 오일 물감으로 색을 입히는 방식 등은 그가 시도한 새로움이다. 이러한 작품 스타일을 통해 신화적 요소를 원시적이고 강렬한 표현기법으로 재해석, 미술계에서 논란과 경외의 대상이 됐다.

신표현주의 작품은 표면상으로 무척 다양하면서도 공통된 특성을 지닌다. 구성·구도에서 전통적 기준을 거부하고 현대생활의 가치관을 반영했다. 또 어떤 메시지가 있는 것 같으나 알아차릴 수 없는 모호함이 있다. 이상과 규범, 질서의 틀을 거부하고 자유스러운 개인의 상징체계를 구축하려고 애쓰며 이 때문에 종교·사상에 관계없이 누구나 보편적으로 상정할 수 있는 범세계적인 메타포를 사용한다.


루퍼츠는 특이한 성격과 행동, 화려한 스타일로도 잘 알려졌다.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의 학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학교수들에게 학교의 인장을 캐스팅한 은반지를 주면서 자신은 금반지를 챙기는가 하면, 자신의 사인회에서 대학입학원서를 제출한 여학생의 행동이 기발하다는 이유로 입학을 허용하기도 했다.

루퍼츠가 19일부터 6월23일까지 서울 서초동 더 페이지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1980년대 회화 시리즈는 물론 최근작까지 나온다. 삼미신 시리즈, 누드 백 시리즈, 목자의 생각 시리즈 등 회화 16점과 조각 5점이다.

독일의 미술명문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미술을 공부한 루퍼츠는 초기 주신(酒神) 찬가의 회화(Dithyrambische Malerei) 시리즈를 시작으로 1977년부터 국제적으로 활동했다. 회화, 조각, 무대 디자인, 시, 음악, 편집 등 다양한 장르에서 예술 활동을 펼쳤다. 02-3447-0049

sw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