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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n Chang Hong
2012-11-20 [매경이코노미]

[2012 매경이코노미] 더페이지갤러리…안창홍 개인전 ‘아리랑’

2012-11-20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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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현실 속 불편한 진실을 고발해온 작가 안창홍이 서초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개인전 ‘아리랑’을 12월 9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근현대 흑백사진을 모티브로 한 신작 20여점을 선보인다. 사진 속 인물들은 우리 주변 보통 사람이 대부분. 결혼식이나 졸업식을 배경으로 한 가족 사진을 비롯해 소풍을 떠난 아이들이 한데 모여 있는 모습도 보인다. 한복을 차려 입은 기생이 서 있기도 하다. 안창홍 작가는 “내 작업 속 인물은 영웅담 중심 역사 교과서에는 제외돼 있는 사람들이지만 역사 속에서 상처 받으면서도 이 땅에서 생존해온 중요한 인물들”이라고 밝혔다.

특이하게도 이번 전시의 모든 작품 속 인물들은 눈을 감고 있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인물의 눈을 감겼는데 이는 관람자와 인물 간의 교감을 단절시키는 듯하지만 오히려 주체의 내면을 더 깊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안창홍 작가는 “관객은 그림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림 속 주인공들은 자기의 내면을 바라보는 셈이다. 인물들이 눈을 감으면 관객들은 현상 너머의 내면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작품 중 가장 대형 작품인 ‘아리랑 2012-16’은 수십 명의 여학생들이 호숫가에서 기념 촬영한 것을 담고 있다. 작품에 보이는 붉은 나무는 역사 속 상처를 의미한다고. 수많은 인물들이 눈을 감고 호숫가에 앉아 있는 모습은 장엄하면서 숙연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여럿이 한데 어울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감정의 교류는 보이지 않는다.

작가 안창홍은 1953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했다. 1973년 부산 동아고를 졸업한 후 대학 교육을 거부하고 그만의 회화방식을 만들어 미술계에 입문한, 독특한 이력을 지닌 한국의 대표 구상작가다. 그는 작품 속에서 인간 내면에 깊숙이 숨겨진 본능이나 욕망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을 거리낌 없이 표출했다. 이런 작품들이 때로는 관람객에게 불편함을 안겨줘 시대와 불화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창홍 작가는 “주로 사진이나 비디오, 또는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왔다”고 밝힌다. 이번 전시도 골동품 가게나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수집한 한국의 근현대 사진을 재해석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사진들은 일제 강점기와 독립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던 시기에 찍힌 인물을 통해 근대사의 의미 있는 순간을 담고 있다.

안창홍 작가는 “아리랑은 1000년 가까이 전해오는 동안 한민족의 흥과 한이 녹아 있는 곡이기 때문에 이번 작품 제목을 ‘아리랑’으로 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곡인데도 한국인들이 외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83호(12.11.21~11.27 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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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2/11/763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