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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n Chang Hong
2012-11-13 [MK뉴스]

[2012 매일경제] 눈을 감으면 보이는 추억들…안창홍 `아리랑` 展

2012-11-13 [MK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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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캔버스 위 오일, 162.1×103.5㎝). 탄탄한 마니아층을 거느린 작가 안창홍(59)은 5년 전 폐암 수술을 받았다. 운이 좋아 조기에 발견됐고, 재발 없이 5년이 흘렀다. 큰 병마를 겪으며 그가 얻은 것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안 된다`는 깨달음이었다. 그래서 그는 휴식보다는 창작에 더욱 매달렸다. 마치 내일이 오지 않더라도 상관없다는 듯이. 그 결과 매년 개인전을 열었고, 그때마다 새로운 시리즈로 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시리즈 `아리랑`을 들고 서울 서초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지난해는 가감 없는 누드로 `불편한` 그림을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한층 부드럽고 깊어졌다.

제목 `아리랑`에서 짐작할 수 있듯 벽에 걸린 20여 점은 우리 민족의 애환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세월을 반세기쯤 되돌리면 만날 수 있는 우리 초상이다. 실제 작가는 인사동 골동품점이나 경매에서 수집한 50년 이상 된 기념 사진들을 바탕으로 작업해 리얼리티를 높였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기생, 결혼식과 입학식을 기념한 가족 사진, 소풍 단체 사진 작품을 보노라면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그런데 작품 속 사람들 두 눈은 하나같이 감겨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인물들이 눈을 감고 있으면 관객들은 그 너머 내면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역사라고 하면 권력자 이미지만 떠올리지, 그 뒤에 소외된 사람들은 보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잊힌 평범한 사람들 얼굴을 그립니다."

`아리랑` 연작은 1970년대 후반 시작한 `가족사진` 연작을 시작으로 `봄날은 간다` `사이보그` `부서진 얼굴` `49인의 명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전작들과 궤를 같이한다. 언뜻 그의 작품은 중국 거장 장샤오강의 `혈연 대가족` 시리즈를 연상하게 한다. "내가 중국 작가들에게 영향을 준 것이지요. 그런데도 중국 작품들 값은 최소 수십억 원 하는데, 우리 애호가들은 우리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해요. 국력의 차이이자 사대주의가 아닐 수 없어요." 그의 발언에서 보듯 그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화가다. 대학에서 미술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고졸` 출신인 그는 "대학에 들어갔으면 큰일 날 뻔했다. 사회 통념에 젖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경기도 양평 작업실에서 혼자 작업하는 그는 최근 강남 개인전 때문에 서울 집에서 1년 만에 처음으로 잤다고 고백할 정도로 일 중독이다. 쉼 없는 작업으로 오른손 중지가 마비되고, 어깨가 끊어지는 통증을 겪었지만 개의치 않는다.

전시는 다음달 9일까지. (02)3447-0049

출처: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12/11/749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