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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n Chang Hong
2012-11-07 [스포츠서울]

[2012 매일경제] 안창홍 작가 "시대가 담겨있지 않다면 예술이 아니다"

2012-11-07 [스포츠서울]



 

 

현실비판적이고 도발적인 그림을 그려온 안창홍(59) 작가가 서울 서초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개인전 '아리랑'을 12월 9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서 근현대 흑백사진을 모티브로 한 신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아리랑' 시리즈를 두고 안 작가는 "내 생애를 걸고 평생 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운명적인 연작"이라고 밝혔다.

 

색동치마저고리를 입은 소녀, 나란히 서있는 형제, 우정을 다짐하는 여고생 등 우리 부모 세대의 사진첩 속에 한두 장씩 들어있을 법한 풍경들이다. 작가는 자신의 가족 사진 뿐 아니라 옥션을 통해 수백장의 흑백 기념사진들을 구입해 작업의 소재로 활용했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인물들이 모두 눈을 감고 있다는 점이다. 그림 속 인물들은 왜 모두 눈을 감고 있을까?

 

안 작가는 "내 작업 속 인물들은 거의 우리 주변의 보통 사람들이다. 영웅담 중심으로 기록되는 역사 교과서에는 제외돼있는 사람들이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고 6.25, 4.19 등 질곡의 역사속에서 상처받으면서도 이 땅에서 생존해온 사람들이다. 역사를 부대끼며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연민으로 눈을 감게 했다. 관람객은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림속 주인공들은 자기의 내면을 바라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시의 제목은 작가가 직접 '아리랑'으로 정했다. 작업 제목도 '아리랑'이다. 수백년동안 한민족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며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음악이 아리랑이라는 점 때문에 '아리랑'으로 지었다.

 

안 작가는 "아리랑은 1000년 가까이 전해오며 한민족의 흥과 한이 녹아있는 곡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 제목을 '아리랑'으로 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곡인데 정작 한국인들은 외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민족의 질곡의 역사가 끝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안 작가는 문명과 자본, 권력에 대한 비판의식을 작업속에 녹여넣는다. 비판의식이 없다면 작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안 작가는 "작가에게는 사회적 책무가 있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예술가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위대한 예술가들은 사회적 책임감이 있는 작업을 남겼다. 피카소도 게르니카를 남겼다. 작가라면 '목구멍이 포도청'을 벗어나 역사를 꿰뚫는 작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스스로 역사의 주체라는 생각을 하게 되다면 더없이 흡족하겠다는 안 작가는 앞으로도 그림을 통해 이웃과 함께 아파하고 분노하고 즐거워하겠다는 자세다.

 

전시를 오픈하자마자 새로운 작업에 대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꽉 차있다. 경기도 양평의 시골에서 생활하면서 관찰한 자연의 모습을 자신만의 철학으로 담아내고 싶은 생각이다. (02)3447-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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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출처: https://www.mk.co.kr/news/sports/view/2012/11/73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