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예술가 박은선 작품, 이탈리아 폰테데라 거리 장식

K-ODYSSEY
조형예술가 박은선 작품, 이탈리아 폰테데라 거리 장식 코르소 마테오티 등에 화강석 조각품 11점 전시…4월까지 시민에 선보여
 
"화강석처럼 '부지런·치밀·정직' 키워드…내일 아닌 10년후 위해 작업"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주 피사 인근의 작은 도시 폰테 데라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코르소 마테오티에는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서 있다. 특히 폰테데라 꼬무네(자치도시)가 다양한 예술 작품을 공공전시하는 쿠르타토네 광장을 중심으로 최대 10m 크기의 무한기둥 등 야외 조각 11점이 전시돼 있다. 이 조각들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 대표 조각가 박은선 씨의 작품이다. 지난 연말 전시된 이 작품들은 오는 4월까지 폰테데라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박 작가는 12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야외조각인 만큼 관람객이 만져보고 앉아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며 "매끈함과 거침을 반복한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최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해 라이아티코 중앙 광장 등에서 작품을 전시했다. 이 광장은 폰테데라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다.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가 태어난 고향이기도 하다.
 
박 작가는 "보첼리는 고향에서 1년에 한 번 공연을 하는데, 2만명이 넘는 관객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그 공연장 무대를 11m의 무한기둥 작품으로 꾸몄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폰테데라 시관계자가 이 작품을 보고 전시를 의뢰해 이번에 쿠르타토네 광장을 장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폰테데라에 전시된 작품들은 무한기둥, 구체, 사각체 등이다.
 
2021년 이탈리아 3대 갤러리 중 하나인 콘티니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때 갤러리 측은 그의 작품에 대해 "동양으로부터 기원해 서양 예술 전통의 영감이 가미된 작품으로 명과 암, 빛과 그림자, 비움과 채움이 대비되는 감각을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 세계에 대해 "내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10년후를 위해 작업하고 있다"며 "대리석이나 화강석 성질과 같이 부지런함과 치밀함, 정직함이 기본 키워드"라고 했다.
 
박 작가는 폰테데라 전시가 끝나면 이탈리아 동쪽 라벤나와 리미니 사이에 있는 휴양지 마리티마에서 5개월 동안 초대전을 연다. 15점의 대형조각을 바닷가와 호텔 등지에 설치할 계획이다. 또 베니스와 비아레죠 등 이탈리아와 미국에서도 초청 전시가 기획돼 있다. 다음 달 전시 기획차 방한 예정인 그는 "이탈리아에서는 '마에스트로'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주변 작가로부터 부러움도 받고있다"며 "하지만 매일 느끼는 긴장은 여전하다" 말했다.
 
경희대와 이탈리아 카라라국립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한 그는 1993년 세계 조각 예술의 본고장인 피에트라산타에 정착해 활동하고 있다. 2018년 피에트라산타가 매년 최고의 조각가에게 주는 '프라텔리 로셀리'를 수상했고, 조각 예술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외국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피에트라산타 명예시민에 위촉됐다.
January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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