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만화 캐릭터처럼 보이는 인물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하나같이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자신들을 바라보는 관람객과 절대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이들의 눈동자는 어디를 향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캐릭터들은 독일 작가 안드레 부처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일찌감치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키아프 등을 통해 미술계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켜 왔다. 그리고 이번엔 개인전을 통해 관람객들과 만난다.
더페이지갤러리가 안드레 부처의 개인전을 12월 30일까지 연다. 이번 개인전은 2020년 상하이 유즈 미술관 이후 아시아에서는 3년 만이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개인전이다. 더페이지갤러리 이스트관에 마련된 이번 전시는 신작 15점으로 구성됐다.
전체적으로 알록달록한 색감과 밝은 캐릭터의 표정이 눈길을 끌지만, 그 이면은 밝지만은 않다. 바로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독일의 어두운 과거사가 스며들어 있는 것. 이건 그의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공존하기 어려울 법한 양극단의 조화가 자연스럽게 화면에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