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가득한 집> 10월 호 P. 167-169
멕시코 자연 재료로 만든 지속 가능한 아트 퍼니처
페르난도 라포세
Fernando Laposse
멕시코 출신 아티스트 페르난도 라포세는 옥수수, 아보카도, 아가베 같은 멕시코 토착 식재료를 현대적 미학으로 재해석해왔다. 환경 파괴와 생물 다양성 위기, 지역 공동체 붕괴를 주제로 한 10여 년의 연구가 그 작업의 바탕이다. 우리는 그에게 지속 가능한 아트 퍼니처의 현재를 물었다.
서울의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자연의 첫 번째 금은 초록 The First Gold is Green>은 마치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맞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그런 편안함을 공간 전반에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테이블, 램프, 캐비닛을 배치해 관람객이 거실에 머무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하고 싶었죠. 특히 멕시코 원주민 공예가 지닌 ‘단순함과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아시아 철학과 연결하고 싶었습니다. 최근 루파 수세미 램프 작업을 다시 시작하면서도 그러한 미학이 아시아 전통과 깊이 공명한다고 느꼈어요. 제 작업은 재료의 본질을 드러내되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데서 출발합니다. 일본의 쇼지 스크린이나 구미코 기법처럼 반복되는 사각형, 단순한 직선, 기하학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단순히 복제하는 대신 고유한 기술로 재해석하죠. 또한 이번 전시작의 상당수는 음식 재료를 활용해 제작했는데, 멕시코의 전통 제례와 축제에서 음식 은 영적 상징성을 지닙니다. 이러한 맥락은 한국 관객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