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미술관이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있고말고요. 세상에 훌륭한 미술관은 많은 데다, 유명하든 그렇지 않든, 미술관도 작가들처럼 각자의 존재 이유가 있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는 “세상에 콩소르시움 같은 미술관은 콩소르시움밖에 없다”라고 선문답처럼 답하곤 합니다. 프랑스 디종에 위치한 콩소르시움 미술관(Consortium Museum)은 지난 1977년부터 예술에 대한 깊은 신념과 예술가들에 대한 존중, 모두를 향한 애정으로 독자적인 역사를 꾸려온 곳입니다. 창립자 프랑크 고트로(Franck Gautherot)와 공동 디렉터 김승덕 등을 비롯한 구성원의 활약을 보면, 미술관이야말로 살아 있는 유기체라는 확신이 들 정도인데요. 더군다나 이들의 전시는 언제나 전형적인 미술 전시를 훌쩍 넘어서기에, 소식이 들릴 때마다 디종으로 날아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올가을에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10월 30일까지 성수동 더페이지 갤러리에서 콩소르시움과의 협업 전시 <Up Against the Walls!>가 열리고 있으니까요.
이번 전시는 콩소르시움 설립 50주년을 맞이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장인 동시에 콩소르시움의 역사를 응축한 상징적인 행사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미술관에서 과거를 회고하는 대신, 그간 협력해온 세계 전역의 갤러리 및 기관과 함께 50주년을 현재 상황에 맞게 기념할 예정입니다. 그 출발점이자 시작점, 서곡이자 서문이 되는 이번 전시를 다름 아닌 더페이지 갤러리와 함께 선보이는 것도 콩소르시움다운 결정이죠. 이들에게 미술관과 갤러리의 제도적 경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순수 미술과 공예, 그리고 디자인의 구분도 무의미하죠. 콩소르시움은 ‘경계는 반드시 뛰어넘어야 하는 울타리’라 믿으며 50년 동안 활동해왔고, 그렇게 한결 넓어지고 깊어진 현대미술의 실체를 매 시대 기록해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