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오늘의 작가 나점수 《표면의 깊이》

김종영 미술관
김종영미술관은 일생을 미술교육에 헌신한 김종영 선생의 뜻을 기리고자 2004년부터 그동안의 작업을 통해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작가들을 선정하여 매년 <오늘의 작가>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 해는 깊은 사고의 담론을 설치작품으로 표현하는 나점수 작가를 주인공으로 선정하여 전시회를 개최합니다.바쁘시더라도 부디 개막행사에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表面(표면)의 向(향)
 
모든 生(생)은 변화의 과정이고 어디론가 흐르며 그 흐름이 ‘法(법)’이 되고 흩어지는 것을 ‘The Way’라 하는 것에 나는 동의한다. ‘The Way’ 란 세계에 대한 의식의 指向(지향) 이며 삶의 태도이고 관계의 토대가 된다. 흩어지는 것과 생성되는 것, 고요한 것들과 흔들리는 것, 드러나는 것과 감춰지는 것들의 소리를 살피고 알아차린다는 것은 우리 앞에 펼쳐진 규정할 수 없는 ‘길’에 동참하는 과정이다. 이런 인식 속에서 나에게 감각한다는 것은 根底(근저)를 향한 시선으로부터 시작되고 근저를 향한 시선은 세계라는 사태를 직면하게 하고 사태를 직면함은 세계가 붙잡을 수 없는 것임을 알아차리게 한다. 이런 알아차림의 시선과 그것을 향한 지속을 向(향)이라고 한다.
 
이 전시의 주제인 ‘표면의 깊이’ 또한 세계라는 사태 앞에서 정신의 상태가 어떤 층위에 놓여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인식 행위다. 표면이라고 하는 언어적 의미에는 깊이의 부재와 존재의 표면이라는 뜻이 내포되어있다. 표면이 깊이를 함의하기 위해서는 표면을 지지하는 것들에 대한 의식적 알아차림이 전제되어야만 가능하며 그것은 전략적 퇴행과 역행의 自覺(자각)을 통해 실존의 사태로 드러나게 된다. 전략적 퇴행이 표피적 감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증거 한다면 역행은 시대가 함의하지 못하는 根底(근저)의 소리를 향한 下方(하방)이 될 것이고 下方(하방)을 통해 인식되는 것은 드러나며 감추어진 變(변)과 化(화)의 세계일 것이다. 이것은 잎이 뿌리로 가는 것과 같으며 생이 탈바꿈 하는 것과 같고 감동이 驚異(경이)로부터 발아하는 것과 같다.
June 17, 2016
173 
of 186